요즈음은 브랜드가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누가 말하느냐’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그 중심에는 바로 캐릭터가 있습니다. 공공기관과 일반 기업 모두 자신만의 캐릭터를 앞세워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그 목적과 표현 방식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공공기관 캐릭터 — “딱딱한 정책을 친근하게 만드는 안내자”
공공기관의 캐릭터는 국민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소통 창구로 만들어집니다. 정책 홍보나 공익 캠페인 같은 주제를 다루다 보니, 단순한 귀여움보다는 ‘이해하기 쉽고, 신뢰감이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경찰청의 ‘포돌이·포순이’는 범죄예방 캠페인이나 교통안전 애니메이션에 자주 등장하며, ‘포돌이의 학교폭력 예방송’같은 콘텐츠를 통해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갑니다.
질병관리청의 ‘의감이’는 의료관련감염예방을 알리는 영상에서 활약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보 전달’이 주목적인 만큼, 감정적인 과장보다 명확한 메시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캐릭터의 표정, 말투, 색감 모두 ‘신뢰와 안정감’을 잃지 않게 설계되어 있죠.
일반 기업 캐릭터 — “브랜드의 성격을 담은 팬덤 중심 마케팅”
반면 기업 캐릭터는 브랜드의 감정과 개성을 표현하는 존재입니다. 기업은 캐릭터를 통해 소비자에게 감정적으로 다가가고, 나아가 브랜드의 팬덤을 형성합니다.
대표적으로,
배달의민족의 ‘배달이’는 특유의 유머와 엉뚱함으로 ‘배민스러움’을 상징합니다.
신한은행의 ‘쏠 프렌즈’(SOL Friends)는 금융이라는 다소 딱딱한 분야를 MZ세대에게 친숙하게 풀어냅니다.
카카오뱅크의 광고에서는 널리 알려진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친근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기업 캐릭터는 공공기관과 달리 감정 표현이 훨씬 자유롭습니다. 재치 있는 대사, 밈 요소, 굿즈 확장성까지 고려하며 유튜브 숏폼, SNS 챌린지 등 다양한 형식으로 소비자와 ‘놀이하듯’ 소통하죠.
같은 캐릭터, 다른 접근법
공공기관이 ‘국민의 이해’를 목표로 한다면, 기업은 ‘소비자의 공감’을 이끌어냅니다.전자는 메시지의 명확성과 신뢰가 핵심이고, 후자는 개성과 감정선이 중요합니다.
결국 둘 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목적이지만, 그 방법은 조직의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 셈입니다.
앞으로의 캐릭터 활용 트렌드
최근에는 공공기관도 과감한 시도를 늘리고 있습니다. AI 합성 음성으로 캐릭터가 직접 정책을 설명하거나, 3D 애니메이션을 활용해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캠페인을 선보이죠
반대로, 기업은 점점 더 공익적 메시지를 캐릭터 콘텐츠에 녹이는 추세입니다. ESG, 탄소중립, 반려동물 보호 등 사회적 가치와 결합된 캐릭터 브랜딩이 늘고 있죠.
결국 캐릭터는 ‘정책’이든 ‘상품’이든, 사람의 마음을 대변하는 존재입니다. 공공기관은 정책을 사람의 언어로 바꾸고, 기업은 브랜드를 사람처럼 느끼게 만듭니다.
앞으로는 이 경계마저 허물어지며, AI·가상인간 캐릭터가 공공 캠페인과 마케팅의 새로운 중심에 설지도 모릅니다. 캐릭터는 이제 단순한 마스코트가 아니라, 브랜드의 ‘감정 엔진’이 된 시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