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질병관리청, 서울시 사례로 본 공공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변화
디지털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공공기관의 정책 홍보 방식도 이전과는 사뭇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보도자료와 종이 브로슈어, 공청회 영상이나 실사 광고물이 주된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1~3분짜리 모션그래픽 영상이 핵심 채널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모션그래픽은 단순히 ‘보기 좋게 만든 영상’이 아니라, 정책 메시지의 전달력과 수용자 경험을 혁신적으로 바꿔놓은 전략적 수단입니다.
공공기관이 모션그래픽을 선택한 이유
공공기관이 모션그래픽을 선택하는 배경에는 몇 가지 분명한 필요가 있습니다.
1.복잡한 정보를 짧고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공정책 정보는 대부분 생소하고, 추상적이며 때론 어렵기까지 합니다. 복잡한 제도 설명이나 방역지침, 재난 대처 매뉴얼 등을 일반 국민이 쉽게 이해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한 텍스트나 말보다 시각화된 설명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모션그래픽은 텍스트·아이콘·애니메이션·내레이션이 결합된 시각적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정보의 핵심을 명확하고 짧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모바일 및 SNS 환경에 최적화된 형식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정책 홍보의 주요 접점은 모바일 기반의 SNS입니다. 이용자들은 10초 안에 흥미를 느끼지 않으면 이탈하고, 영상 길이도 1~2분을 넘기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환경에 맞춰 설계된 모션그래픽은 빠른 몰입과 높은 전달력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포맷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3.예산·시간 대비 효율성이 높습니다
실사 기반 광고나 캠페인 영상은 기획, 촬영, 배우 섭외, 편집 등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됩니다. 반면 모션그래픽은 반복 제작과 버전 수정이 용이하며, 일정 퀄리티 이상만 확보된다면 다양한 정책을 빠르고 유연하게 제작·확산시킬 수 있습니다.
사례 ① 행정안전부 – 재난 행동요령, 애니메이션으로 전하다
행정안전부는 매년 자연재해 및 생활안전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진 대처 요령, 풍수해 행동 지침, 화재 시 대피법 등을 애니메이션으로 풀어낸 모션그래픽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 주요 특징
①복잡한 설명 대신 간결한 시각화
②상황별 대처법을 아이소메트릭 스타일의 캐릭터 중심으로 시뮬레이션
③영어·중국어·베트남어 자막 제공을 통해 외국인 대상 커뮤니케이션 강화
– 전략적 효과
①인쇄물이 아닌 영상으로 제작되어 재난 발생 시 SNS를 통한 즉시 배포 가능
②시청자들로부터 “어린 자녀와 함께 보기 좋다”, “이해하기 쉬웠다”는 피드백 확보
③영상당 평균 시청시간이 80초 이상 유지되며, 공공 홍보 콘텐츠 중 이례적으로 높은 몰입도를 기록
사례 ② 질병관리청 – 방역 정보의 시각화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국민에게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백신 접종, 거리두기 정책, 해외입국자 방역지침 등은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내용이 많았고, 이로 인해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질병청은 FAQ 형태의 방역지침 모션그래픽 영상을 연이어 제작했습니다.
– 제작 특징
①텍스트보다 시각 중심 정보 설계
②통계 데이터를 애니메이션 그래프 및 타이포그래피로 표현
③음성 내레이션 + 자막 병행 제공으로 청각장애인 접근성 향상
– 성과 및 영향
①SNS 공유율 상승 및 온라인 재생산 콘텐츠 증가
②일부 대학·지자체에서 해당 콘텐츠를 교육자료로 재활용
③시청자 신뢰도 조사에서 “공신력 있는 정보”라는 인식 강화
사례 ③ 서울시 – 청년 대상 정책 홍보의 변주
서울시는 특히 청년 세대와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청년월세지원, 서울런(비대면 교육 프로그램), 청년금융지원 등은 모두 서울시가 기획하고 영상화한 대표적인 모션그래픽 정책 콘텐츠입니다.
– 기획 포인트
①복잡한 제도 설명을 최대한 줄이고, 스토리텔링 요소를 삽입
②‘청년의 하루’라는 내러티브 구조를 활용해 실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정책을 녹여냄
③컬러감 있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광고 영상 수준의 시각적 매력 확보
– 성과
①‘청년월세지원’ 영상은 업로드 일주일 만에 40만 뷰 이상 기록
②영상 링크를 통해 실제 정책 신청 페이지로 유입이 이뤄짐
③영상 하단 댓글을 통한 ‘자발적 확산’도 활발하게 나타남
공공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흐름, 모션그래픽
이제 모션그래픽은 단순한 ‘홍보영상’의 영역을 넘어, 정책과 시민을 이어주는 핵심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MZ세대, 외국인, 시청각장애인을 포함한 다양한 수용자층에게 ‘정보 접근성을 보장하는 도구’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영상은 카드뉴스, 숏폼, 배너 등 다양한 콘텐츠로 파생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콘텐츠 전략으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정책 홍보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알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이해하고 수용했느냐’입니다.
그런 점에서 모션그래픽은 더 이상 보조 수단이 아니라, 정책 전달의 중심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입니다. 공공기관은 이제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 ‘전달력’과 ‘형식’ 모두를 고려해야 하는 시대에 있습니다.